배구 김주하 배구선수 인스타 여자 프로리그 출신 30대
11시즌 동안 현대건설의 코트를 묵묵히 지켜온 김주하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현대건설은 3일 공식 SNS를 통해 김주하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2010-2011 V-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김주하는 수원시청 소속으로 실업 무대에서 뛰었던 2017~2019년을 제외하고 프로에서의 커리어 내내 현대건설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다. 리베로와 아웃사이드 히터를 오가며 팀에 헌신했던 김주하의 은퇴는 현대건설의 구성원들과 팬들에게 아쉬운 소식이다..
김주하는 5일 <더스파이크>와의 전화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가장 먼저 은퇴를 결정한 시기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솔직하게 말하면, 지난 시즌을 치르던 중에 은퇴를 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원래는 2021-2022시즌이 끝나고 맺은 FA 계약이 2년 계약이어서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은퇴하려고 했는데,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여러모로 시즌을 치르기가 버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빠르게 은퇴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은퇴를 결정한 뒤 주변 사람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궁금했다. 김주하는 “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다들 ‘너무 고생 많았다, 새로운 앞날을 기대한다’고 말해줬다. 강성형 감독님도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동료들 역시 다들 아쉬워하면서도 응원해줬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꿈이나 남아 있는 미련은 없냐는 질문에 김주하는 “전혀 없다. 지난 시즌에 우승을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미련 같은 건 남아 있지 않다. 선수 생활을 너무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씩씩한 대답을 들려줬다. 반대로 가장 기억에 남거나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냐는 질문에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순간(2010-2011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힘들기도 했지만, 노력이 성과가 됐던 시즌이라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김주하는 선수 생활 내내 주로 백업 리베로나 후위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되는 아웃사이드 히터 등 빛을 보기 힘든 자리에서 활약했다. 이런 자리에서만 뛴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를 물었다. 김주하는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최선의 자리가 거기라는 걸 받아들이니까 마음이 편했다. 그래도 나는 내 자리가 주전들 다음으로 중요한 자리라고 늘 생각했고, 그래서 최선을 다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서 김주하는 “코트 위에 나설 때는 늘 긴장감을 잘 조절하면서 편안하게 경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공을 하나라도 더 받고 나와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서도, 경기에는 편하게 임하려고 했다. 나와 교체하는 후배들에게도 떨지 말라고 항상 이야기해줬다. 그게 선수 생활 내내 나의 가장 주된 마음가짐이었다”고 궂은일에 나설 때마다 먹었던 마음가짐을 밝혔다.
이렇게 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김주하가 누구보다 멋지게 빛난 경기가 있었다. 바로 2021-2022시즌 4라운드 한국도로공사전이었다. 당시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목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김주하는 오랜만에 선발 리베로로 나서게 됐다. 다행히 그 경기에서 김주하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팀 승리에 톡톡히 일조했고, 경기가 끝난 뒤 감격과 안도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김주하는 “당연히 기억이 난다. 기억이 안 날 수 없다(웃음). 엄청난 부담감을 온몸에 안고 뛴 경기였다. 그 경기뿐만 아니라 내가 뛰었던 경기는 모두 기억이 나지만, 그 순간은 절대 못 잊을 순간이다”라며 그 때를 회상했다.
지금 시기는 선수들이 한창 컵대회와 차기 시즌을 준비하며 훈련에 열을 올릴 시기지만, 김주하는 더 이상 그런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이런 시간이) 너무 어색하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은 김주하는 “지금은 왼쪽 손목 수술을 한 상태라, 오전에는 재활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몸 관리는 해야 하니까 헬스도 하고 있다. 그 외에는 푹 쉬면서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도 다닌다”며 근황을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유소년 교육 쪽으로 진로를 생각 중이다”라며 배구계에 남아 있을 것임을 밝혔다.
프로에서의 11시즌과 실업에서의 2년, 총 13년여의 커리어는 김주하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질문을 받은 김주하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다행히도 “행복했다”였다. 그는 “큰 탈 없이 내가 하고 싶었던 배구를 최선을 다해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런 기회가 흔치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련도 없고,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팬들에게는 항상 팀을 위해 헌신하고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주하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동료들과 그간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배구선수 김주하의 여정은 화려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충분히 가치 있고 멋졌다. 유소년 지도자로서 걷게 될 그의 새로운 여정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김주하가 동료들에게 - 지난 시즌보다는 쉽지 않겠지만, 비시즌 기간을 잘 보내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다치지 말고 행복하게 배구했으면 좋겠어요!”
“김주하가 팬들에게 -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제 배구 인생은 팬 여러분들 덕분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출처 더 스파이크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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