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하는 인류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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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실시했던 정책 '타이틀 42'를 아시나요? 타이틀 42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명목으로 시행되었던 '이민자 신속 추방 정책'이에요. 이 정책이 실시된 3년 동안 추방 건수는 대폭 늘어 약 250만 건*에 이르렀고, 도널드 트럼프가 추진한 이 정책은 이민에 대한 세간의 시선을 완전히 양분화시켰죠..
ⓒ wikipedia / 거대한 장벽이 세워진 멕시코 국경
트럼프가 자리에서 내려오고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타이틀 42의 효력이 만료된 후 새로운 이민 정책을 시행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시도했던 정책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가 추진했던 정책만큼이나 이민자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내용을 지니고 있었죠. 이민자들을 즉각 추방하지는 않으나 공식적인 이민 경로를 거치지 않는 사람에게 형사처벌을 가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이에 미국의 연방법원은 이민자들의 편을 들면서 결국 조 바이든 정부는 패소하게 되었지만, 바이든 정부가 즉각적으로 항소를 걸었다고 하니 앞으로도 미국 이민 정책의 귀추를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오늘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자, 이민자 출신이죠. 오바마 대통령은 이민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역사 분야 신간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주하는 인류》와 함께 살펴보아요!
오바마는 인종과 자신의 인종적 유산에 대해 복합적이고 설득력 있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아일랜드 제화공의 후손인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 해도 놀라거나 기분 상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바마는 자신을 흑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혼혈 유산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는 그가 첫 번째 선거 유세 중 했던 가장 유명한 연설에서 잘 드러난다.
나는 케냐에서 온 흑인 남성 그리고 캔자스에서 온 백인 여성의 아들입니다. 나는 노예, 또 노예 소유자의 피를 이은 미국 흑인과 결혼했습니 다. 이는 우리가 소중한 두 딸에게 물려줄 유산입니다. 내게는 세 대륙 에 걸쳐 흩어져 있는 온갖 피부색을 가진 온갖 인종의 형제, 자매, 조카, 삼촌, 사촌들이 있습니다.
ⓒ CNBC
그가 대통령 후보로 처음 지명되었을 때 오바마의 정체성과 자신을 흑인이라고 부를 권리에 대해 다른 쪽에서도 이의가 제기되었다. 미국의 일부 흑인들은 그가 흑인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피부색뿐이라며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가 정말 흑인인가요?”라고 반박했다. 그들은 오바마가 백인 문화와 사회적 환경 속에서 자랐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대부분 흑인 미국인들과 달리 그는 노예의 후손도 아니었다. 작가 데브라 디커슨은 “오바마는 흑인이 아니다. 우리의 정치적・사회적 현실에서 ‘흑인’은 서아프리카 노예의 후손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특히 백인들이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에 동요하지 않았다. “당신들은 노예의 후손인 흑인을받아들인 것이 아닙니다. 당신들은 그저 흑인을 죄책감이나 두려움 없이 용납할 수 있는 아프리카 혈통의 이민자로 대체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오바마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은 그의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계속되었다. 이 논쟁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인종차별 그리고 노예제도문제를 되돌아보게 했으며, 과거의 이주가 미국 정치와 사회에서 얼마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알게 해주었다. 과거의 이주들은 여전히 미국과 미국의 기원에 관련된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 셔터스톡
하지만 이러한 미국 이야기들은 앞뒤 상황이 빠진 채로 신화처럼 언급되곤 한다. 엄밀히 표현하자면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 제 역사와는 관계 없이 국가의 이념을 구축하거나 특정 공동체의 권리를 주장하려는 목적을 위해 재구성되는 것이다. 그 이야기들은 과거와 현재에 대한 특정한 관점에 집중하고, 그 관점의 수혜자들을 지지하고 돕는 방식으로 변형된다. 그리하여 다른 대륙에서 혹은 미국 내에서, 자발적으로 혹은 강제로 온 특정 집단 이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는 서로 다른 운명을 맞게 된다. 한쪽에서는 무시되거나 방치되고 다른 쪽에서는 미화되고 전설이 되는 식이다.
유럽인과 아프리카인이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북아메리카에 정착하게 된 이후로 매우 다르게 압축된 두 가지 이주 개념이 등장했는데, 하나는 자유주의이며 다른 하나는 노예제다. 이 두 가지 개념들은 서로 관계 없는 이야기인 것처럼, 마치 서로 피부색이 다른 쌍둥이를 태어나자마자 갈라놓듯이 따로 떼어져 이야기된다. 그러나 이 두 이주 이야기는 이중 나선처럼 서로 깊이 엮여 있다. 미국이 자유의 땅이기도 하며 또한 노예제도의 땅이기도 하다는 역설의 증거인 것이다. 이 역설은 불의와 희망, 꿈과 악몽, 독립과 억압이 담긴 수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이 이야기들을 함께 해야 한다. 원치 않는 이주민이 된 아프리카인들과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보호 구역으로 내몰린 미국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한다.
이후의 《이주하는 인류》는 미국으로 이주한 역사를 하나씩 짚어나가요. 방대한 역사이지만, 역사부터 되돌아보지 않으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주/이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죠.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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